바젤 당일치기
시험이 하나 끝났다. 취리히 공대의 시험기간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우리나라처럼 학기 중간이나 학기 말에 시험을 쳐서 성적을 주는 end-of-semester exam이고, 다른 하나는 학기가 끝나고 한 달 후(봄 학기의 경우 두 달 후)에 시험을 보는 session-examination이다. 이번학기에 End-of-semester exam이 하나 있었던 것이 찝찝함을 안긴채 끝나버렸다. 큰 일을 보고 뒤를 닦지 않은듯한 이 찝찝함을 날려버리고 싶었다. 아직 스위스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한창인 시점. 아직 가본 적 없는 바젤이 끌렸다.
마침 같은 쉐어 하우스에 살고 있는 친구 중 한 명이 바젤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 그곳을 잘 안다고 했다. 최근들어 많이 친해진 친구이기도 해서 물어봤다.
- 혹시 나 바젤 가면 구경 시켜 줄 수 있어?
- Ja, of course.
바로 티켓을 끊었다.
바젤 대성당 가는 길에 있던 또다른 성당. 친구도 뭔지 모른다고 했다. ㅎㅎ
팅겔리 분수
그 바로 옆에는 움직이는 분수가 있었다. 들고간 스위스 가이드 북을 보니 팅겔리 분수라고 적혀있었다. 장 팅겔리(Jean Tinguely)라는 스위스 현대 예술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친구 말을 들어보니, 바젤 사람들이 심심찮게 들리는 곳인 거 같았다. 사진 찍을 때는 토요일 오전이라 사람이 거의 없었다.
바젤 대성당
대성당 뒷편 테라스 팔츠(Pfalz)에서 파노라마
대성당 첨탑에 오를 수 있다고 해서 올라가려고 했는데(입장료 학생 3프랑), 오전 11시가 오픈 시간이라 대성당 뒷편에 정원(?) 같은 곳에서 시간을 때웠다.
첨탑 정상으로 가던 길에 찍은 크리스마스 마켓 일부 (아직 오픈전)
라인강 그리고 바젤
왠지 모르게 취리히보다 예쁜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유럽 느낌이 더 나기도 했고, 오래된 건물들이 신식 건물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허허허
이리 저리 함께 시간을 보낸 후, 계속 걷기만 한 탓인지, 친구가 조금 피곤해 하는 것 같아 먼저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기차 시간까지 2시간 정도 남아 마냥 도시를 걸었다. (혼자 여행 가면 할 거 없을 때 자주 하는 행동)
차를 개조한 가게
걷다 우연히 들어간 골목에 차를 개조한 바(bar)가 있었다. 주로 와인(따뜻한 와인 - 뱅쇼/글루바인)을 파는 것 같았다. 옆에 누가 있고, 돈도 있었다면 바로 들어갔을텐데. 사진으로 만족했다.
바젤 시청(Rathaus) 안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잠시 비를 피하려고 들른 시청에는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었다.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어린 학생들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났다.
호텔 인 것 같다. 트리가 예뻤다.
크레인에 설치된 촛불 조명
비를 맞으며 거리를 걷다보니 기차시간이 다 되었다. 찝찝했던 감정이 조금은 상쾌해졌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