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오지랖은 관심이 아니다

뜨내기군 2021. 10. 9. 23:27

Latte is horse (라떼는 말이야~) 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꼰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증가한 것 같다. 어느 사회에나 꼰대가 좋게 받아들여졌을리 없겠지만, 특히 지금 한국 사회에서 꼰대, 꼰대같은 행동은 조롱의 대상이다. '나 때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할 때면 한 번 눈치를 보기도한다.

 

꼰대에 대한 각자의 정의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윗옷의 앞자락이 넓어 몸이나 다른 옷을 겹으로 감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필요 없는 곳에 주제 넘게 간섭하는 행동인 것이다.

 

오지랖은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데, 가족, 친구, 직장 등을 가리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명절날 어르신들의 '관심'이다. 취업은 언제하는 지, 애인은 있는지, 결혼은 언제 할 건지 '관심어린' 질문을 한다. 백번 양보해서 이 '관심'을 선의로 보자. 마음 속 한 켠에서 불편한 감정이 들지만, 예의상 답을 드린다. 그러면 어김없이, 오지랖이 이어진다. 그런 회사는 뭐하러 다니는지, 왜 아직까지 애인이 없는 지, 지금 만나는 사람이랑 결혼은 할 건지, 그런 사람이랑은 결혼하면 안된다던지. 뭐 본인 인생이나 신경쓰셨으면 좋겠지만, 이렇게 오지랖 부리는 게 그분들의 인생인 걸 어쩌나. 

 

사실 그분들은 이게 무슨 오지랖이냐고 말할 지 모르겠다. 다 널 생각해서, 너가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쯤으로 생각하면서. 그런데 오지랖은 관심이 아니다. 관심과는 정반대다.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관심이 있다면, 그 상대의 입자에서 생각해보고, 상대가 어떤 심정일 지,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게 된다. 반대로 오지랖은 내가 중심이다. 내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는 정답이 있으니 상대도 그걸 따라야 한다. 

 

관심은 오히려 말을 지운다. 상대의 현재 처지를 이해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싶어 쉽사리 위로도 건네기 힘들다. 관심은 묵묵히 옆에서 상대를 지켜봐주는 것이고, 상대가 말하고 싶을 때 들어주는 것이다. 지금 누군가에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말하고 싶다면, 아마 당신은 그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