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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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멜로디 (Melodies of beach)무제 2020. 4. 27. 09:05
이스라엘 도착한 첫 날 밤, 해변가에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무턱대고 이스라엘로 따라오긴 했으나, 만약 그녀가 다른 친구와 여행이 계획되어 있다면 큰일이었다.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계속 이스라엘인 친구 이야기를 계속 하던 터라 조금 불안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까지 온 이상 체면차릴 것도 없었다. "여행 계획은 있니?".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아니, 넌?". 그녀가 대답했다. 다행이었다. 난 아무 계획이 없어서 대충 둘러댔다. 먼저 취리히에서 말한대로 해변에서 놀고 싶었고, 이왕 이스라엘에 온 김에 유명한 사해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같이 다닐래?".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고, 제발 그렇다고 말하길 바랐다. "그래". 듣기 좋은 말이었다. 다음 날, 우리는 해변에서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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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에서의 첫날밤 (The first night in Tel-Aviv)무제 2020. 4. 18. 09:54
이스라엘 비행기표를 사고는 곧장 그 친구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다행히 싫어하지 않았다. 진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최소한 메세지로는 빨리 이스라엘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나도 그랬다. 표를 사고 이틀 뒤 나는 텔-아비브에 있었다. As soon as I bought a ticket to Israel, I texted her. Fortunately, she didn't hate it. I wasn't sure if it was true, but at least in the text she said she wanted to meet me in Israel soon. So did I. Two days later, I was in Tel-Aviv. 텔-아비브는 예상보다 상당히 평범했다. 날씨는 습도를 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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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혹은 프롤로그 (Epilogue or prologue)무제 2020. 4. 15. 08:49
(아마도 세리가 투신을 하러 온) Sigriwil 에서의 촬영이 사랑의 불시작 스위스 촬영의 마지막이었다. 다음날 바로 스태프 분들은 한국으로 떠났다. 비행기 스케쥴 때문에 배우들은 아직 남아있었는데, 담당 통역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하루 배우 현빈의 통역을 맡게 됐다. 공항까지 가서 배웅하기로 되어 있던 터라 잔뜩 기대하고 있었지만, 배우를 직접 만날 수는 없었다. 당시 태풍 (찾아보니 태풍 '링링'이다) 때문에 비행 스케쥴이 하루 밀렸고, 배웅하기로 되어있던 날 배우 매니저들과 잠시 얘기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통역 일은 완전히 끝이 났고, 시험 공부했던 것까지 포함하면 한 달 넘는 시간이 꿈처럼 지나갔다. 무서우리만큼 평범한 하루가 다시 시작됐다. 그 때 메시지가 하나가 휴대폰에 도착했다.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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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 통역무제 2020. 4. 14. 08:19
3월 중순에 학위논문을 제출했다. 어디로든 떠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 이후 한 달 가까이 준 격리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로운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들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하나가 블로그다. 쓰고 싶은 글은 종종 있었지만 논문 쓴다는 핑계로 항상 나중으로 미루곤 했다. 여러가지에 대해 쓸 수 있겠지만, 지금 가장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것은, 작년 여름 인턴십을 끝내고 스위스로 돌아오고 난 후 있었던 일련의 경험들이다. 방학동안 서울의 스타트업에서 인턴생활을 마치고 스위스에 돌아왔다. 2주 쯤 뒤에 봄학기 수업에 대한 시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턴하는 두 달간 전혀 복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