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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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잡담 2021. 12. 19. 01:54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있을 때 서울에 올해 첫눈이 내렸다. 머리를 잘라주시던 미용사는 눈이 올 걸 미리 알았던 듯 평소 차로 출퇴근을 하는데, 오늘 만큼은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나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날밤 잠시 편의점을 다녀올 때, 두꺼운 패팅 속으로 파고드는 강력한 한기를 느낄 때 눈이 곧 올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음날 바로 올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미용실을 나와 눈을 맞으며 걸을 때, 한 동안 잊고 있던 1년 전 그날이 떠올랐다. 1년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콜롬비아 보고타로 떠날 때, 비행스케줄이 하루 연기된 적이 있었다. 그 바람에 공항 근처 호텔에서 하루 더 묵었는데, 출발하는 날 새벽 호텔 창 밖으로 그 해 취리히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보통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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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키보드 구매후기 (feat. 로지텍 K380)잡담 2021. 11. 4. 22:40
회사에서 사용할 키보드가 필요해서 뭘 살까 고민하다 마침 로지텍 K380이 생각났다. 맥/윈도우 모두 호환되고, 동생이 얼마전에 사서 직접 타건해봤는데 키감도 쫀쫀하니 정말 좋았다. 키감 자체만 놓고 본다면, 개인적으로 손에 꼽힐 키보드다. 애플 매직키보드와 비슷한데, 매직키보드보다 소음도 적고, 쫀득하니 타자치는 맛이 난다. 가격도 3만원대 정도로 저렴해서 로지텍 K380을 사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깔끔하게 영문자판만 있는 걸 사고 싶어서 알아보니까 이 경우에는 한국 정발은 없고, 병행 수입 제품으로만 살 수 있었다. 디자인도 모던하고 회색에 가까운 색상도 잘 어울린다. 두께도 얇고 크지 않아서 태블릿이나 노트북과 함께 휴대하면서 사용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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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체크카드 신청 (feat. 나이트 핑크)잡담 2021. 10. 20. 22:15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던 토스가 토스 뱅크가 됐다. 송금 서비스는 사실 거의 써본 적이 없었는데, 최근 토스가 증권, 뱅킹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토스 뱅크가 출범을 하면서 자유입출금 통장에 무조건 연 2% 이율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서 고민할 것도 없이 계좌를 만들었다. 사실 돈을 모아놀 계좌로 사용할 계획이라 체크카드는 필요없었지만, 카드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신청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이 체크카드는 OTP 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고액 송금 등의 OTP 인증이 필요할 때 휴대폰 뒤에 토스 체크카드를 대면 바로 인증이 된다고 한다. 카드 외에도 귀여운 스티커도 추가로 넣어준다. 가운데 있는 QR코드를 촬영하고 받은 체크카드를 휴대폰 뒤에 대면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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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은 관심이 아니다잡담 2021. 10. 9. 23:27
Latte is horse (라떼는 말이야~) 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꼰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증가한 것 같다. 어느 사회에나 꼰대가 좋게 받아들여졌을리 없겠지만, 특히 지금 한국 사회에서 꼰대, 꼰대같은 행동은 조롱의 대상이다. '나 때는...'으로 시작하는 말을 할 때면 한 번 눈치를 보기도한다. 꼰대에 대한 각자의 정의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다. 오지랖은 원래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을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지랖이 넓다는 말은, 윗옷의 앞자락이 넓어 몸이나 다른 옷을 겹으로 감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이 필요 없는 곳에 주제 넘게 간섭하는 행동인 것이다. 오지랖은 일상에서 흔하게 마주할 수 있는데, 가족, 친구,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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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잡담 2019. 7. 8. 21:21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어떠한 생명의 탄생에도 내가 기여한 바는 없지만, 세상의 모든 죽음에는 약간이라 할지라도 나의 책임이 있다. 무슨 이유로 이런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 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쓰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부정하기 어렵다. 내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으면 막을 수 있는 죽음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나에게 향해 오던 죽음이 내 머리칼을 스쳐 다른 누군가에게로 가지는 않았을까. '죽음'이라는 단어가 너무 무겁다면, '죽음'을 '불행'으로 치환해보자. 그러면 마음한켠이 더 찝찝해진다. 타인의 행복에 내가 기여한 바는 없지만, 타인의 불행에는 약간이라 할지라도 나의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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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본론 1잡담 2018. 12. 24. 09:44
꼭 좋아하는 일을 해야할까.많은 영향력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모든 일이 어렵지만 좋아하는 일은 좋아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계속 하게 된다고. 계속 하면 잘 하게 된다고. 잘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그러나 첫 번째로, 일은 성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성공이란 것이 일단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 해야겠지만, 성공을 사회적 성공 혹은 막대한 부의 성취라고 정의한다면 일은 절대 성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그렇다면 일의 목적은 무엇인가. 단순하다. 생계를 위해서다. 자신의 앞가림은 자신이 하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스스로 앞가림을 할 수 있다면 개인으로서 일을 하는 목적을 충분히 이룬 것이다. 그 이후부터는 부가적인 영역일 뿐이다. 자아실현을 위해 일을 할 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