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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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잡담 2021. 12. 19. 01:54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있을 때 서울에 올해 첫눈이 내렸다. 머리를 잘라주시던 미용사는 눈이 올 걸 미리 알았던 듯 평소 차로 출퇴근을 하는데, 오늘 만큼은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했다고 했다. 나는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날밤 잠시 편의점을 다녀올 때, 두꺼운 패팅 속으로 파고드는 강력한 한기를 느낄 때 눈이 곧 올수도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음날 바로 올 거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미용실을 나와 눈을 맞으며 걸을 때, 한 동안 잊고 있던 1년 전 그날이 떠올랐다. 1년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 콜롬비아 보고타로 떠날 때, 비행스케줄이 하루 연기된 적이 있었다. 그 바람에 공항 근처 호텔에서 하루 더 묵었는데, 출발하는 날 새벽 호텔 창 밖으로 그 해 취리히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보통 눈..